관정이종환교육재단(冠廷李鍾煥財團)이 편찬한 <남북통일말사전>이 한글날 560돌을 앞두고 국내 처음으로 26일 발간됐다.
이 <남북통일말사전>은 모두 1만개 어휘로 돼 있다.
북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남한 말 5천 어휘를 골라 북한 말과 비교 풀이한 <남북말사전>과 남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북한말 5천 어휘를 골라 남한말과 비교 풀이한 <북남말사전>을 만들어 나란히 엮은 것이다.
남쪽에서는 ‘도시락’, ‘화장실’, ‘보신탕’, ‘주스’, ‘부츠’라고 하는 말을 북쪽에서는 ‘곽밥’, ‘위생실’, ‘단고기국‘, ’과일단물‘, ’왈렌끼‘라고 하는 것을 대비 풀이하고 남북의 동의어가 서로 없을 경우에는 알기 쉽게 그 뜻을 각각 풀이하고 용례도 붙여져 있다.....
과거에도 남북사이의 다른 말을 단편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풀이해서 필요한 사람들만 이용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들어 진 것은 이 <남북통일말사전>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장학재단인 관정교육재단은 한겨레가 하나 되게 하는 기초교육문화사업을 위해 이종환 이사장이 편찬인이 되고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명예교수인 심재기 전 국어원장이 대표집필을 맡도록 했다. 특히 이 사전의 완성에는 한국말과 조선말에 관한 여러 국내외 전문가들의 생생한 자료제공이 큰 몫을 했다. 출판은 국어사전 부문의 최고 권위인 (주)두산동아가 맡았다.
이종환(李鍾煥) 관정재단 이사장은 이 사전은 남북 분단 상태에서 서로 달라진 말을 우선 이해하고 하나로 통일시켜나가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라면서 “남북 7천만 겨레와 해외 7백만 동포들이 이 사전을 널리 편하게 사용해서 한 겨레로서 한나라로 통일을 이룩하는 데 다 함께 이바지하게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심재기(沈在箕) 명예교수는 “남북의 말이 완전히 하나로 통일되는 사전이 나오려면 분단사 이상의 기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먼저 남북이 서로 다른 말을 비교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여서 이 사전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편찬 실무를 맡은 이청수(李淸洙) 고문은 “이 통일말사전은 체제와 이념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무상제공하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 이종환 이사장의 남북통일말사전 발간사 전문은 다음과 같다.
발 간 사
세종대왕이 1443년 훈민정음을 창제 반포하실 때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어
리석은 백성이… 그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까닭에…”라고 하였다
그 후 반 천년 동안 우리 겨레가 함께 자랑스럽게 써 오던 말이 남북(북남) 사이에 상당히 달라지고 말았다. 그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지난 60년 남짓 동안에 걸친 남북 분단의 결과이다. 남북이 통일을 제대로 이룩하려면 남북 사이의 달라진 말부터 먼저 통일해야 한다. 그 완전한 말의 통일은 분단사만큼이나 더 길게 걸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장 남북 대화와 이산가족의 상호 방문이 여러 갈래로 진행 되고 있고 사회 · 경제 · 문화적 교류가 여러 모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그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
먼저 남북 사이의 다른 말을 서로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예부터 말이 통하지 않으면 큰 혼돈이 오고 끝내는 나라와 겨레뿐만 아니라 온 세상까지도 멸망한다고 하였다.
우리 관정교육재단은 지난 2002년 동양 최대 장학 재단으로 새 출범을 하면서부터 세계1등 인재의 육성을 위한 장학 사업을 나라 안팎으로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아울러 우리의 나라와 겨레가 하나로 되게 하는 기초 교육 문화 사업의 하나로
<남북통일말사전>의 편찬을 본격화하였다. 그 첫 열매로 남북의 다른 말을 중요도에 따라 골라 서로 잘 알 수 있게 수록한<남북말사전>과 <북남말사전>을 함께 편철하는 형식으로<남북통일말사전>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과거에도 부분적으로 이런 일이 시도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처음이다. 또 우리 관정교육재단의 통일말사전 편찬 계획이 알려진 이후 낱말에서부터 맞춤법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나로 통일되는<겨레말큰사전>의 편찬 사업이 남북 공동기구에서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그런 통일사전이 나오는 것은 나라와 겨레의 통일만큼이나 어려울 수 있다. 이번에 내놓는 이 사전은 엄격히 말하면 통일 전 단계의 <남북말비교사전>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의 통일 염원을 담아 외람되나마<남북통일말사전>이라고 이름하였다.
말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나라를 만들 수는 있어도 한 겨레 나라라고 내세울 수는 없다. “나라말이 남북 사이에 서로 달라 알아듣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이 통일말사전의 발간 목적이 있다. 남북 7천만 겨레와 해외 7백만 동포들이 모두 이 사전을 널리 편하게 사용해서 한 겨레로서 한나라를 앞당겨 이룩하는데 다 함께 이바지 하게 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