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 7기 국외유학장학생 대표 답사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Department of Political Science 7기 장학생 이형우
이 답사를 준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관정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란 무엇일까. 이 자리에 모인 관정인들 모두 각기 다른 목표를 갖고 있을 터인데, 그 가운데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인도 캘커타에 머물 때 겪었던 일인데, 캘커타엔느 테레사 수녀가 세운 사랑의 교회가 있지요. 그 중 다야단이라는 장애아동들을 돌보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어린 소녀가 한 명 있었습니다. 소화장애가 있고 몸도 불편해서 손발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는 그런 아이였던 터라, 8년 전 부모에게 버림받아 길거리에 있는 것을 수녀님이 데려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녀는 말도 잘 하지 않고 웃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언젠가는 웃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해서 계속 곁에 머물렀습니다. 같이 장난도 치고, 빨래도 하고, 밥도 먹여주고...... 그러다 보니 무언가 특별한 걸 해주고 싶은데, 전 기타도 못치고 노래도 못하니 해줄 수 있는 게 없더군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종이접기를 해줘야겠다, 그래서 시장에 나가서 종이접기 책하고 색종이를 사가지고 와서 열심히 연습했지요. 고래도 만들어 주고 꽃게도 만들고, 그 소녀가 코끼리를 좋아해서 코끼리도 여러 번 만들어 주고…… 그렇게, 그 소녀도 이제 조금씩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어요. 제가 인도를 떠나기 열흘 전, 작년 8월 11일에, 그 소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야단에 힘없이 터덜터덜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사실, 수녀님께 더 이상 오지 않겠다고 말하려던 참이었습니다. 더 이상 다른 아이들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수녀님이 제게 무언가를 건네 주시더군요. 무언가 봤더니, 노란색 색종이로 접은,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종이 코끼리였습니다. 제가 곧 인도를 떠난다는 이야길 듣고, 그 소녀가 저 몰래 열심히 접던 것이었지요. 직접 건네받진 못했지만, 그 소녀가 떠나기 전 제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습니다.
관정인 여러분, 여러분 모두 분명 각자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계실 겁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시겠지요. 하지만 그 소녀의 때 이른 죽음을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세상도 그리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여전히 약자는 피해를 볼 것이고, 여전히 사회는 무전유죄일 것이고, 여전히 정계에선 부패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을 겁니다.
19세기 영국, 윌리엄 윌버포스를 필두로 한 클래펌 공동체가 당시의 수많은 노예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것처럼, 이곳에 모인 우리 관정 공동체가 훗날 우리 사회에,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런 변화를 향한 이런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이종환 이사장님과 관정 장학재단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